본문 바로가기

한국드라마

[JTBC 드라마]눈이부시게 마지막회 12화 줄거리·리뷰

* 본 리뷰에 사용된 이미지에 저작권 눈이부시게(JTBC)에 있습니다. *

12화 최종화 2019.03.19(화) / 시청률 9.7%

<시계의 기억이 돌아오면 도움이 될까요?>

뒤섞여 있는 기억을 담담히 정리해나가는 혜자(김혜자). 하지만 길고 길었던 인생을 온전히 기억해내기가 쉽지만은 않다. 그리고 어머니를 조금씩 이해하기 시작한 아들(안내상)은 혜자에게 언제가 가장 행복한 시간이었나를 묻고... 혜자는 긴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시간에 대해 입을 여는데... 여러분의 가장 눈부셨던 시간은 언제인가요?


1970년대의 혜자는 일 끝나고 나오는 준하를 기다리는 중이다. 혜자를 본 준하는 맛있는 음식을 사주겠다며 자신의 월급봉투를 건네고, 둘은 기분 좋게 식사를 하러 가지만, 그들이 온 곳은 다름 아닌 우동집이다. 준하의 월급날이면 꼭 방문하는 우동집. 하지만 외식하는 기쁨도 잠시 통금 시간 때문에 급하게 먹고 일어나는 혜자와 준하다.

준하와의 신혼을 즐기며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던 혜자는 임신을 하게 되고, 기쁜 마음에 준하에게 자신이 임신한 사실을 이야기 하지만, 준하의 표정은 마냥 기뻐 보이지가 않는다. 속상한 혜자는 현주와 상은이에게 이 소식을 털어 놓았고, 친구들은 남자들이 다 그런 거라며 위로해준다.

그렇게 아들 대상이 태어나고 준하와 혜자는 아빠와 엄마가 되었다. 아이가 있다는게 어색하기도 하지만, 한 편으론 처음이다 보니 많이 헤매는 경우가 많았다.하지만 함께 노력하면 된다며 둘은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해 굳은 결심을 한다. 그렇게 점 점 엄마와 아빠가 익숙해져 가는 혜자와 준하다.

한편, 현실의 혜자는 병원에서 현주와 옛 추억에 잠긴다.

 

혜자와 현주의 대화

- 점쟁이가 나한테 평생에 땅을 치고 후회할 일이 세 번 있다고 그랬는데, 생각해봤더니 첫번째가 내가 중학생 때 김영수 좋아한 거. 두 번째가 결혼 적령기에 김영수랑 사귄 거. 세 번째가 김영수랑 결혼한 거였다. 야. 그 점쟁이 아주 용하지 않니?

- 왜 우리 밥풀이도 너만 보면 짖었잖아. 걔가 암컷이라서 오빠를 되게 좋아했었거든. 본능적으로 안 거지. 나는 속도 모르고 괜히 밥풀이만 혼내고.

- 그래 생각난다. 밥풀이. 정말 귀여웠는데. 어제 일 같다.

-그러게 엊그제 같은데..


취재 건 때문에 정신이 없던 준하는 혜자와의 결혼 기념일을 기억하지 못하고, 서운한 혜자는 이러다 집 주소도 까먹고, 집에 오지 않는 건가 몰라했다. 준하는 그런 혜자에게 오늘은 기필코 집에 일찍 들어오겠다며, 외식하자는 약속과 함께 급히 출근한다.

하지만 그 날 저녁, 통금 시간이 지났는데도 오지 않는 준하다. 다음 날, 아침이 되어서도 돌아오지 않자 혜자는 답답한 마음에 직장에 찾아간다.

혜자와 준하 직장상사와의 대화

- 제수씨, 안녕하세요.

- 그만 좀 부려 먹으세요. 우리 남편 어딨어요. 또 숙직실에서 자나?

- 어? 아직 준하 안 들어왔어요?

- 아직이요. 어디 갔어요?

- 사실 어제 정부부 쪽 사람들이 들이닥쳐서, 정치부, 사회부 가릴 거 없이 다 잡아갔어요. 저랑 준하도 잡혀갔었고요.

- 준하씨를요?

- 전 새벽녘에 풀려나서 준하도 돌아온 줄 알았는데..


기다려도 돌아오지 않는 준하 때문에 혜자는 점 점 불안해져만 간다. 그렇게 경찰서로 직접 찾아가는데 경찰들은 그런 준하를 좀 더 조사할 게 있다며 혜자를 막아서고, 그것도 모자라 협박까지 한다. 후에 혜자는 직장 상사의 도움으로 구치소에 면회를 가지만 그곳에서 상처투성이가 된 준하를 만난다.

그리고 며칠이 지나서 받은 준하의 사망통지서. 혜자는 준하의 유골과 유품들을 되찾기 위해 아빠와 함께 경찰서에 방문하지만, 어째서인지 준하의 시계가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한 형사의 손목에 채워져 있던 준하의 시계를 발견한다. 화가난 혜자는 남편 물품이라며 달라고 형사의 팔을 잡고, 형사는 오히려 자기가 재수 없게  죽은 사람 시계를 차고 다니냐고 적반하장으로 화를 낸다. 

혜자 내레이션

나의 인생이 불행했다고 생각했습니다. 억울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니, 당신과 행복했던 기억부터 불행했던 기억까지 그 모든 기억으로 지금까지 버티고 있었던 거였습니다.

그 기억이 없어질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무섭기만 합니다. 당신이 죽었던 날보다도 지금이 당신을 잊어버릴지도 모른다는 사실이 더 무섭습니다.


준하의 기일날, 제사를 지내는 혜자와 가족들. 어쩌면 혜자에게는 이번이 마지막 제사일 지도 모른다. 

준하의 영정사진을 바라보며 이야기하는 혜자

당신은 어째. 해가 바뀌어도 나이를 안 먹네. 곱다. 고와. 거기는 어때요? 꿈 결에도 한 번 안 나오는 거 보면, 좋긴 한가 보네. 당신이 좋아하던 시계 가져오려다 그만뒀어요. 서운해요?

미안해요. 시계 못 가져와서. 그리고 평생 외로웠던 사람 혼자 가게 해서 미안해.


혜자는 준하를  떠나보내고, 홀로 아들 대상을 키운다. 하지만 대상은 어릴 적 친구와 축구를 하며 놀다가, 차에 치여 다리 한쪽에 의족을 착용하게 되고, 혜자는 그런 대상을 강하게 키우고자 다짐한다. 대상이 아빠도 없고, 다리도 불편하기에 혹여나 이 험난한 세상에 적응하지 못하고, 살아갈까 봐 더 엄하게 다룬다.

 

혜자와 넘어진 아들 내상의 대화

- 일어나, 혼자 일어날 수 있잖아. 

- 엄마..

- 혼자 일어날 수 있잖아. 혼자 일어나는 것도 못하면 앞으로 어떻게 살래? 일어나.

- 엄..마..


아들 내상의 속마음

다린 다리 때문인 건지. 엄마에 대한 원망 때문인 건지. 그 후로도 나의 사춘기는 유난히도 길고 질겼습니다.


대상이 어렸을 땐 무뚝뚝하고 엄했던 엄마 혜자였지만, 알츠하이머를 앓고 나니 엄마의 모습이 낯설 만큼 다정하게 느껴졌다. 

경비일은 하는 대상은 밤새 내린 눈을 치우기 위해 빗자루를 가지고 나오지만, 눈을 치우던 도중 병원에서 혜자가 사라졌다는 전화를 받게 된다. 그렇게 엄마를 찾기 위해 이곳저곳을 뛰어나니던 대상은 다리가 아파와 잠시 쉬게 되었고, 주변에서 눈을 쓰는 소리를 듣게 된다. 그리고 눈을 쓸고 있는 엄마 혜자를 발견한다.

 

혜자와 대상의 대화

- 뭐 하시는 거예요. 지금.

- 놀래라. 눈 쓸어요. 눈이 오잖아요. 우리 아들이 다리가 불편해서, 학교 가야 되는데, 눈이 오면 미끄러워서..


대상은 알았다. 늘 자신에게 무뚝뚝하게 대하며 모진 말을 했던 엄마였지만, 사실 눈이 오는 날이면 새벽에 일찍 일어나 자신을 위해 눈을 쓸었다는 것을. 그렇게 엄마의 따뜻한 마음을 뒤늦게 깨달았다.

 

혜자와 대상의 대화 2

- 아들 몰라요. 그거.

- 몰라도 돼요. 우리 아들만 안 미끄러지면 돼요.

- 이제 그만 쓰셔도 돼요.

- 아니에요. 눈이 계속 오잖아요.

- 아드님 한 번도 안 넘어졌대요. 눈 오는 날일 때 한 번도 넘어진 적 없대요.

- 정말이에요? 다행이네요. 왜 울어요? 에이. 어떡해. 울지 마요. 왜 자꾸 울어.


그리고 자꾸만 마음이 미어지는 대상은 결국 눈물을 보이고 만다. 그런 대상을 아내 정은이 다가와 위로해준다.

 

아내 정은과 대상의 대화

- 여보.

- 엄마였어. 평생 내 앞에 눈을 쓸어준 게. 엄마였어..

- 울어요. 울어도 괜찮아. 참지 말고 울어요.


그리고 정은과 대상은 혜자의 남은 날을 위해 공기 좋은 시골에 내려와 살기로 한다.

혜자와 대상의 대화

- 그냥 행복했던 시간만 기억하세요.

- 행복했던 시간.

- 어머님은 살면서 언제가 제일 행복하셨어요?

- 음. 대단한 날은 아니고, 나는 그냥 그런 날이 행복했어요. 온 동네 다 밥 짓는 냄새가 나면 나도 솥에 밥을 안쳐놓고, 그때 막 아장아장 걷기 시작했던 우리 아들 손을 잡고, 마당으로 나가요. 그럼 그때 저 멀리서부터 노을이 져요.


[문화 리뷰 수박이의 총평]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혜자의 이야기를 담아냈던 드라마 <눈이 부시게>. 종영을 하고 난 후, 뒤늦게 몰아 보게 된 드라마였지만 정말 보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매 회 기억에 남는 장면과 마음을 울리는 명대사들이 가득했고, 드라마를 통해 정말 다양한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나 혜자가 했던 마지막 말은 여운이 오랫동안 남을 것 같다. 한 창 힘든 시기에 찾아 본 드라마였는데, 덕분에 힘든시기를 자연스레 극복할 수 있었다. 그리고 보는 내내 젊었던 혜자와 지금의 혜자에게도 큰 위로를 받았다. 아직 드라마를 시청하지 않은 분이라면 보길 권해드리고 싶다. 

 

혜자가 모든 이들에게 전한 이야기

내 삶은 때론 불행했고, 때론 행복했습니다. 삶이 한낱 꿈에 불과하다지만, 그럼에도 살아서 좋았습니다. 새벽에 쨍한 차가운 공기. 꽃이 피기 전 부는 달콤한 바람. 해질 무렵 우러나는 노을의 냄새. 어느 하루 눈부시지 않은 날이 없었습니다.

지금 삶이 힘든 당신, 이 세상에 태어난 이상. 당신은 이 모든 걸 매일 누릴 자격이 있습니다. 대단하지 않은 하루가 지나고, 또 별거 아닌 하루가 온다 해도. 인생은 살 가치가 있습니다. 후회만 가득한 과거와 불안하기만 한 미래 때문에 지금을 망치지 마세요. 오늘을 살아가세요. ​

눈이 부시게. 당신은 그럴 자격이 있습니다. 누군가에 엄마였고 누이였고. 딸이었고 그리고 나였을 그대들에게.


 

<--콘텐츠 자동 광고 삽입-->